서울에서 인사동만큼 자주 가는 동네가 없는데, 정작 음식점에서 밥을 먹기는 처음이예요.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길거리 음식으로 배울 채우다, 결국 밥을 안먹고 집에 오는 경우가 많았더라구요^^;
그래서 가 보았습니다. 골목 골목을 배회하다 발견한 집, 바로 백년가게 선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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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슷해 보이는 가게 중에 어딜 들어갈까 고민하다가 오래된 집 같기도 하고, 가격도 다른 곳보다 저렴해서 가 보게 되었어요.
점심 시간에 혼자 들어가기가 미안해서 이렇게 한참을 서성이다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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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지나면 다시 문이 나와요. 시계를 보니 12시 30분이 넘었길래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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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이 갤러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꼬장꼬장해 보이셨는데, 의외로 인심 좋은 사장님을 만난 것 같아요. 자리 확인하러 가시는 사장님 뒷 모습이예요.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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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을 사무실로 쓰시는 것 같았어요.
진짜 한옥은 실제로 이렇게 들어와 보긴 처음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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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화장실이예요. 화장실도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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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이런 모습이...와... 신기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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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혼자서 먹을 수 있는 방을 주셨어요. 2인실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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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때리면서 밥 기다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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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풍경에 두리번 두리번~ 방에서 본 바깥 모습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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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온병에 담겨 있는 물을 따라 마셨는데,,,오...이거 왤케 맛있어....보리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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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반찬을 가져 오시는데, 끝도 없이 나오더라구요. 남의 집에 식객으로 온 것 같은 묘한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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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렇게 된장찌개가 나오는데, 평소 동네에서 먹던 맛이 아니었어요. 진짜 된장(?)이라고 해야 하나?!
새삼 된장찌개가 이런 맛이었구나...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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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별도로 이렇게 누룽지가 들어있는 숭늉이 나오는데, 이것도 맛이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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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좋아하는 음식에 제일 먼저 젓가락이 가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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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도 평소에 먹는 잡채보다 뭔가 진하고 맛있더라는...괜히 백년가게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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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를 먹고 나서 뒤늦게 사진을...ㅋ
김치와 나물이 네 종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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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조림, 도토리묵, 계란찜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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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지 몰랐는데, 먹어보니 돼지고기 조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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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조림~ 이제 본격적으로 흡입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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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물 공략...집에서 엄마가 자주 해주시는 건데, 이게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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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나물 공략~ 배추무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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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보다 부드러운데, 숙주? 에...제가 이렇게 모른답니다*.*
암튼 나물 3종 세트를 밥도 뜨기 전에 순삭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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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예요. 햐...된장찌개가 이렇게 고급진 음식이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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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김치...갑자기 떠오른 외할머니표 김치맛. 저희집이 강원도거든요. 정말 오랜만이었어요. 이런 김치맛이.
여름 방학 때 외할머니댁에 놀러가면 이런 김치를 먹곤 했는데, 엄마도 이렇게는 못 만드시더라구요.
갑자기 어릴 적 추억이 폭풍처럼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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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바닥을 보니 사장님이 평안북도 선천군에서 오셨나봐요.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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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계란찜 공략. 하...이것도 엄마가 어릴 적 이렇게 많이 해주셨는데, 지금은 조리법이 바뀌셨는지 이런 맛이 안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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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이예요.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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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 조림. 사실 저는 생선을 별로 안좋아하는데다 편식이 심해서 손도 안대는 음식이었는데, 여기는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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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전까지 무슨 음식인 지도 몰랐는데, 한 입 베어 먹고 나니 육고기라는 걸 알게 되었다는...
간이 잘 베어 있어 맛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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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가 제일 혐오하는 음식인 큰 멸치 조림.
제가 이렇게 들고 있는 것도 잘 못하는 음식이거든요.
이걸 먹었답니다...음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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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왜 남았지? 아쉽...
그래도 이렇게 알차게 먹고 나왔어요.
모든 음식에서 깊은 맛이 나는 곳이었어요. 세월이 담긴 음식이라고나 할까요.
밥 한 끼에 옛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는 또 처음입니다.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모든 가족들이 서울이나 경기도쪽에 살고 있기 때문에 그 시간들이 더 그리워지는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호기심이 많아 미꾸라지 같은 것을 잡아다가 소 여물통에 넣고 관찰하곤 했었는데... 진짜 초식동물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듯. 진짜 안 먹더라구요.
다 먹고 나와도 뭔가 기분이 묘했어요. 잃어버린 기억을 찾은 느낌...
여기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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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캡처를 잘 안하는데, 여기는 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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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너무 고맙고, 감사한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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