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서 5년 전부터 매년 1월 1일의 일들을 소환하였어요.
2015년 7월, 처음 세종시 땅을 밟은 후 2년치는 날려 먹고, 2018년부터 나오네요.
저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밖을-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가 사는 동네 밖을-나가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학창시절도 서울에서 보냈고, 직장도, 공부도, 모두 서울에서 했지요. 물론 인천까지 생활권이 넓혀지긴 했지만.
201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 토박이가 지방에 살면 벌어지는 일들을 제 경험을 바탕으로 올려 볼게요.
1.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다
도시도, 버스도, 택시도, 식당도...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낯설어요. 심지어 사람들두요. 말은 알아 듣겠는데, 대화를 하다 보면 좀 다른 느낌. 말하는 것은 물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것 같아요. 그래서 동향 사람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더라구요. 외국 나갔을 때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2. 차가 없어서 집에 못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버스든, 지하철이든, 택시든 원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서울과 달리 지방은 차표를 확인해야 하더라구요.
지금이야 휴대폰에 교통 관련 앱이 죄다 깔려 있지만, 2018년 1월 1일에는 차표가 없어 집에 가지 못했습니다. 머리 속에 '매진'이라는 단어가 없었기 때문이죠. 이 날 전, 아파트 단지에 있는 편의점에서 떡국을 먹었습니다-.-
3. 어디 갈 데가 없다
마땅히 갈 데가 없어요. 저 같은 뚜벅이는 더더욱이요. 평소 서울에서 익숙하게 보던 가게들이 이곳에는 없습니다. 결국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요.
5년 전, 1월 1일 전 드라마를 보고, 청소를 하면서 보냈네요-.-
4. 페이스북 등 온라인으로 소통을 하게 된다
아는 사람들이 없으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블로그, 카페 등을 하기 시작합니다. 서울에서는 잘 하지 않던 것이예요. 전화 한 통이면 만날 사람들이 많다 보니 늘 바빴거든요. 만날 사람이 없으면 동네 술집 사장님 가게라도 갈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으로 소통을 하다 보면 지방에는 소모임을 많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요, 몇 번 나가고 나면 안나가게 되더라구요.
5. 독서를 하기 시작한다
한 동안 손 놓았던 독서를 시작한 것도 세종시에 내려와서부터였어요. 마치 교도소에 있는 분들이 책을 많이 읽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독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 혼자 노는 법을 알아서 찾는 것 같습니다.
2020년 1월, 저는 지역 카페에서 중고 책거래를 했어요. 이 책들을 바나나 까먹듯이 한 권씩 읽었던 것 같아요. 이 분이 국어 국문학과 출신이신지 문학책이 많아 덕분에 감성 보충 좀 했네요.
6. 틈만 나면 서울에서 약속을 잡는다
어떻게든 다시 서울을 가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사우나가 없어서 고속버스를 타고 씻고 내려온 적도 있었구요, 길거리 토스트가 먹고 싶어 또 고속버스를 타고 신림 사거리를 헤맨 적도 있습니다.
2022년 1월 1일에도 친한 거래처 사장님 만나서 이러고 놀았네요-.-
엄마가 서울에 계셔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1년 전부터 아예 서울에 오피스텔을 구해서 저 만의 공간을 갖게 되었어요. 사는 곳을 떠나 다른 곳에 사는 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이제까지 서울토박이가 지방에 살면 벌어지는 일들을 적어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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