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0년 넘게 반려 고양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올려볼까 해요.
입양을 생각하시는 예비 집사님들을 위한 글이예요.
■ 고양이 특징
① 고양이는 예민한 동물이예요.
고양이는 집사나 장소가 바뀔 때 개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물론 산책도 그렇구요. 개와 달리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저처럼 둔한 집사인 경우 모르고 넘어갈 때가 있는데요, 식사량이나 움직임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셔야 해요.
고양이별로 떠난 아리는 김해서에서 세종으로 오는 차에서 긴장했는지 토를 많이 했었어요. 오고 나서도 꽤 오랫동안 밥을 먹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② 품종마다 성격이 달라요.
고양이는 품종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물론 개체 마다 다르기도 하지만요. 우리 흑냥이의 경우, 브리티쉬 숏헤어인데요. 이 종은 비교적 키우기 쉬운 종으로 분류됩니다.
다른 반려 동물과도 친하게 지낸다고 하구요,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아요. 물론 사람한테 안기는 것도 좋아하지 않구요.
아메리칸 숏헤어인 아리의 경우, 좀 드센 편이예요. 활동량도 흑냥이들보다 훨씬 많았구요. 그래서 같이 있을 때 좀 힘들었습니다.
③ 성별에 따라서도 차이가 납니다.
종특도 있지만 성특도 있는 것 같아요. 숫컷 고양이들은 사람 수컷(?)이랑 비슷합니다. ㅎ
암컷 고양이가 사람을 더 따르고 애교도 많아요.
여기에 장모종의 경우, 털을 틈틈히 빗겨 주지 않으면 털이 뭉쳐서 힘들어 하더라구요.
④ 기르기 쉬운 고양이 vs 기르기 어려운 고양이
개체 특성도 있기 때문에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눠볼게요.
기르기 쉬운 고양이는 브리티쉬 숏헤어, 아메리칸 숏헤어, 터키쉬 앙골라, 페르시안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기르기 어려운 품종은 뱅갈(일단 사납습니다), 스핑크스(몸에서 기름이 나와 관리해줘야 해요), 노르웨이 숲(장모종이라 털 관리를..), 스코티쉬 폴드(유전병이 좀 심각하다네요)
■ 고양이 입양 전에 알아야 할 것들
① 입양 전 준비물
고양이 입양을 결정하셨다면, 용품들을 미리 사두셔야 해요. 일단 고양이 화장실과 삽(맛동산 걸러내는), 사료, 간식, 장난감, 숨숨집, 스크래치 정도는 있어야 해요.
② 고양이도 외로움을 탑니다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 개 보다는 덜하지만, 고양이도 외로움을 타다 보니 주기적으로 놀아줘야 해요. 저도 바쁘고 피곤해서 잘 놀아주지 않았더니 애들이 제가 와도 반응하지 않더라구요-.-
③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듭니다.
한 달 사료값, 모래값, 간식값 등등 안들어도 최소 10만원 이상은 들어갑니다. 문제는 키우다 보면, 용품에 욕심이 나서 더 쓰게 되는 경우가 많죠. 고양이들은 싫증을 잘 내기 때문에 장난감을 수시로 바꾸게 되더라구요.
④ 고양이도 관리가 필요해요.
주기적으로 발톱을 갈아대는 통에 발톱깎기는 기본이구요, 털갈이도 심한 편이라 관리를 안하면 사방 팔방 털이 날립니다. 개털과 달리 옷에 박히는 털이기 때문에 고양이털을 뒤집어 쓰고 외출할 때도 많았어요
⑤ 고양이들이 아프기 시작하면 전세 보증금 정도 나간다고 생각하셔야 해요.
고양이들이 아플 때 티가 나지 않기 때문에 집사가 발견할 때는 이미 중병에 걸린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아메리칸 숏헤어인 아리가 혈관에 돌이 생겨 인공혈관 수술까지 했는데, 결국 회복을 못하고
고양이별로 갔어요. 하루 입원비만 3만원~4만원 정도 되는데다, 수술비도 거의 돈 천만원 가까이 들어서 허무했던 기억이 나네요.
흑냥이 형제 중 한 눔이 또 고양이별로 갔는데요, 이 눔은 입양 후 6개월부터 아토피가 발병해 10년 가까이 사는 동안 제 속을 어지간히 태웠어요. 결국 브리티쉬 숏헤어 유전병인 심장 비대증으로 떠났습니다.
■ 입양하시기 전에 임보해 보세요.
막연하게 귀엽다고 고양이를 키운다고 생각하시면 안되요. 키우고 싶으시다면, 고양이들 임시보호를 먼저 해보는 것을 추천드려요.
고양이는 많은 기다림이 필요한 애들이예요. 친해지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리구요.
애기가 있는 집이라면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아기 고양이들은 발톱 조절이 안되서 사방을 할퀴어 놓습니다.
제 인생에서 고양이와 함께 한 세월이 10년이 넘었네요. 또 키울 거냐고 묻는다면, 저는 노~~입니다.
우리 흑냥이가 떠나면 더 이상 키울 계획은 없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그렇게 좋은 집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늘 바빴고, 피곤했고, 사료 주고 재워주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입양을 준비하시는 예비 집사님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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